국제분쟁 이해하기 -1. 국제 정치란 무엇일까

세계는 날이 갈수록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한 때에 메이플라워호가 대서양을 건너는 데에 3개월이 걸렸지만 1924년에 비행기로 대서양을 건너는 데에는 33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탄도 미사일로는 30분이면 대서양을 건너는 데에 충분하다. 거리 단축 효과 때문에 과거에는 정부만이 가질 수 있던 정보 전달 능력이 현재에는 비국가 행위자들의 손에도 들어간다. 기술이 발달하고 세계는 점점 좁아져가지만 국제정치는 시대를 초월하여 변화를 하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1947년 이후의 아랍과 이스라엘의 분쟁과 비슷하다. 국제 정치의 면은 펠로폰네소스 전쟁 쟁인 시대 이후로 크게 변화한 것이 없다. 국가 정치 간의 안보의 딜레마, 동맹, 세력균형, 전쟁,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방법으로 갈등을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몇 천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다. 미래에 개별 국가들이 사라지고 세계 정부가 생겨난 다면 국제 정치는 변화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계 정부가 곧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는 쉽게 할 수 없다. 몇 천년 동안 크게 변화가 없는 국제 정치는 무엇일까.

 

총

국제정치는 무엇일까

 

세계 정치는 크게 세 가지의 기본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첫 번째로 세계제국 체계(world imperial system)에서는 하나의 정부가 접촉한 대부분의 세상을 지배했다. 예를 들면 로마제국이 있다. 16세기의 프랑스와 17세기 후반의 프랑스도 비슷한 패권(hermony)을 추구했지만 실패했다. 19세기 영국도 로마제국과 비슷한 패권을 손에 쥐었으나 다른 강대국과 패권을 공유해야 했다. 아시아에서의 중국도 패권국가가 아니었냐 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지만 중국, 수메르, 페르시아는 다른 나라와의 접촉이 없어서 분쟁이 없었던 것일 뿐 세계제국이라 볼 수 없다. 앞서 말한 국가들은 지역적 제국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봉건체제가 있다. 흔히 말하는 신분제로 개인은 지방 영주에게 충성을 다해야 했고 정치적으로는 개인의 상급자에게 일어난 일에 따라서 정치적 의무가 결정이 되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상급자가 결혼을 할 경우 그 지역의 시민은 상급자가 결혼 상대방에게 줄 결혼 지참금을 마련해야 하기도 했다. 자신의 국가가 지배자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했다. 지배자가 프랑스인이었다가 폴란드인으로 바뀌면 지배자 아래에 있는 사람들도 프랑스였다가 폴란드인으로 국적이 변화되기도 하였다.

   세 번째로는 무정부국가체제이다. 상위 정부가 없는 국가들로 구성되었다. 예를 들면 고대 그리스나 15세기의 마키아벨리 시대 이탈리아의 도시 국가들이 이러한 범위 안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의 우리가 논하는 국제정치는 영토국가체제를 기반으로 한다. 국제 정치는 '보편적인 주권이 존재하지 않고 국가들 위에 군림하는 지배자도 없는 정치'라고 정의한다.

국제 정치는 selfhelp system(자구 체제)이기 때문에 토마스 홉스는 이런 무정부 체제를 자연 상태라고 불렀다. 들판에 바람이 산들산들 불고 평화롭게 소가 풀을 뜯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질서를 강요할 수 있는 상위 지배자가 없기 때문에 항상 긴장되고 야만적이며 만인이 만인에 대한 전쟁 상태인 것이다.

그래서 국제 정치와 국내 정치는 다른 점이 있다. 국내 정치에서는 상위 지배가 있고 법을 수호하는 경찰과 법이 있으니 범법자들의 제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국제 정치의 경우에는 상위 지배자가 없으며 국제경찰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국내 정치에서는 질서가 잘 잡혀 있기 때문에 정부가 무력을 정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권력이 있으나 국제 정치에서는 무력사용에 대한 제재도 없고 무력에 대한 독점권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 정치에서는 언제든지 무력을 사용할 수 있고 무력 사용 가능성은 불신과 의심을 항상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국제 정치에서는 공동체 의식이 있는 국내 정치와는 다르게 공동의 충성심 따위는 없다. 사람들이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생각도 일치하지 않는다 이렇기 때문에 국제정치는 국내 정치와는 많이 다르다.